수입차나 프리미엄 가솔린 차량은 고급휘발유를 넣어야 하는데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판매하는 주유소 찾기가 어렵습니다.
대안 중에 하나가 일반 휘발유의 옥탄가를 높여 주는 옥탄 부스터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일반 휘발유와 함께 주입 후 그 효과를 테스트해 보았습니다.
자동차 제조사의 권장 옥탄가
모든 자동차 제조사들은 가솔린 엔진 설계 및 제작 시의 기준 옥탄가를 정의하고 이를 만족하는 규격의 휘발유 사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주유구 안쪽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제 차량은 옥탄가 95 이상의 휘발유를 사용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고급 휘발유 vs 일반 휘발유
일부 정유사에서 고급휘발유에 청정제 등 미소량의 첨가물을 넣는 경우도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옥탄가 값이 고급휘발유와 일반 휘발유의 차이의 전부입니다.
일반 휘발유는 옥탄가 91~ 94 Ron 미만이고 고급휘발유는 옥탄가 94 Ron 이상인데 실제 국내 고급휘발유의 옥탄가는 96~100 정도로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여기서 옥탄가는 영어로 Octane Number로 휘발유의 노킹 정도를 측정하는 값이고 그 값이 높을수록 발화점이 높아져 엔진의 노킹을 억제합니다.단위는 RON으로 Research Octane Number의 약자이고 통제된 시험용 엔진을 이용하여 옥탄가를 측정하는 단위로 한국, 일본, 유럽 등에서 채택하여 사용 중입니다.
노킹 (Knocking)은 가솔린 엔진의 실린더 내부 온도가 상승하거나 혼합기 자체가 압축되면서 온도가 상승하여 점화플러그 점화 전에 휘발유가 자연 발화되는 현상으로, 연비와 출력이 감소하고 탁탁탁 노크 소리와 같은 소음이 발생하며 심각한 엔진 고장의 원인이 됩니다.
압축비가 높거나 고성능 터보 차량일수록 엔진 내부 온도가 높아져서 더욱 취약합니다.
- 일반 휘발유 : 옥탄가 91~ 94 Ron 미만인 노란색 휘발유
- 고급 휘발유 : 옥탄가 94 Ron 이상의 녹색 휘발유
옥탄 부스터
테스트를 위해 구입한 레덱스 옥탄 부스터 프리미엄은 100ml 2병이 1 box입니다. 일반 휘발유 20리터당 100ml 1병을 넣도록 되어 있습니다. 옥탄가 향상제와 청정 분산제, 가속 성능 향상제가 들어있다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박스 중간에 고정되도록 잘 포장되어 있고 뚜껑을 돌려서 열면 한 번에 쉽게 마개가 따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휘발유 주유 전에 먼저 넣으면 쉽게 주입되고 자연스럽게 혼합됩니다.
연비 비교 테스트
연비 비교 테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단기간 비교이므로 특이 데이터가 비중이 크게 포함되면 분석 오류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일반 휘발유+옥탄 부스터 2회 주유 후 약 1000km를 주행하였으나 장거리/장시간 주행 데이터와 고속도로 주행 데이터는 제외하고 유사한 주행 조건의 시내/시외 복합 주행 587km의 데이터만으로 연비를 비교/분석하였습니다.
연비 분석 결과, 고급휘발유는 리터당 8.2km로 측정되었고 일반 휘발유+옥탄 부스터의 연비는 리터당 7.8 Km로 고급휘발유 대비 0.4 정도 낮게 측정되었습니다.
그러나 평균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성능과 소음 테스트
1000km를 주행하는 동안 도심 도로, 국도, 고속도로 등 다양한 속도와 주행 조건에서 성능을 비교를 해 보았는데 차이점을 거의 느낄 수 없었고 이 부분도 동등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시속 60~80km 속도까지 가속 시 일반 휘발유+옥탄 부스터에서의 엔진 소음이 다소 증가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상당히 주관적인 느낌일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을 정량적으로도 확인해 보았습니다. 엔진후드 커버 소음 측정 시 사용했던 방법으로 동일하게 실내 소음을 측정해 보았습니다.
시속 60~80km 가속 시의 실내 소음을 초당 4회, 30초 동안 총 2회에 걸쳐 측정하였습니다.
그 결과는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고급휘발유는 평균 57 dB, 일반 휘발유+옥탄 부스터는 59 dB로, 거의 60 dB 수준으로 소음 차이를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
결과를 간단히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고급휘발유의 연비가 0.4 Km/l 정도 미소하게 좋았으나 데이터 수집기간의 평균속도가 8 Km/h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실제 연비는 일반 휘발유+옥탄 부스터도 유사한 수준으로 생각됩니다.
2. 1,000 Km를 다양하게 주행한 결과 가속, 주행 성능에는 차이를 전혀 못 느꼈으며 동일한 수준이었습니다.
3. 시속 60~80 Km 속도까지 가속 시 실내 소음 증가가 확인되었고 이것은
- 옥탄 부스터의 청정제, 가속 향상제 등 다른 첨가물 영향일 가능성 또는
- 옥탄 부스터의 옥탄가 향상 수준이 고급휘발유 대비 낮을 가능성 등으로 그 원인을 추정할 수 있겠습니다.
옥탄 부스터의 향상 효과는 있어 보이나 이러한 변동요인과 불확실한 사항들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비상 시가 아니라면 제조사 기준의 고급휘발유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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