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마로, 티구안, 볼보 V60 시승과 리뷰

이 전에도 여러 번 수입차 구입을 검토하였으나 국산차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구입비용과 유지비, 주변의 '~카더라'에 의한 서비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나중에~, 좀 더 있다가~, 이렇게 미뤄 오고만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집사람 차, 즉 세컨드카가 오래되어 폐차 수준까지 도달하였고 쓸만한 국산차들의 가격 급등으로 인해 수입차 구매에 대한 다시 한번의 기회와 동기부여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 번 글에서는 카마로, 티구안, 볼보 V60 등 다양한 수입차를 시승했던 경험과 함께 각 모델의 대표적인 특징을 비교하도록 하겠습니다.

쉐보레 카마로 SS

첫 번째 시승차는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범블비로 유명세를 탔던 쉐보레 카마로(Camaro) SS 였습니다.

아메리칸 레이싱 머신이라는 별칭답게 6,162cc V8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10단 하이드라매틱 변속기를 통해 453 마력, 62.9 토크로 4 초대의 제로백 성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승은 강남의 한 영업소에서 정열의 플레이밍 레드 차량으로 진행하였는데 날렵하면서도 중후한 외부 디자인은 정말, 웬만한 감흥에 무뎌진 중년 남성의 심장도 자극하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쉐보레 카마로 SS
쉐보레 카마로 SS

그러나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뒷좌석이 좁았고 사이드미러와 트렁크 작동이 수동이었던 점은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룸미러가 후방카메라를 통한 영상으로 나오는 것은 매우 새롭고 편리했으나 자율주행 관련된 기능은 전혀 없었습니다.

시동을 켜자 터보 엔진과는 사뭇 다른, 자연흡기 6.2리터 엔진의 사납지만 부드러우면서도 우렁찬 배기음이 흘러나왔습니다.

그르렁~ 그르렁~ 나중에 알고 보니 동승했던 영업사원의 개인차량으로 튜닝을 별도로 하여 배기음 볼륨이 매우 컸던 것이었습니다. 시승 고객을 위해 본인 차량을 활용하는 것에서 전문가 다운 영업 마인드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시승 시간이 오후 3시경이었는데 강남 곳곳이 여지없이 막혀서 속도를 내보지도 못하고 돌아와야만 했던 것입니다.

올림픽도로 진출을 시도했으나 교통체증으로 인해 돌아오는 시간을 예측할 수 없었고 다음 시승시간 지연이 우려되어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카마로 SS는 스포츠 모드, 특히 경주용 트랙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는 차인데 너무도 안타까웠습니다.

만약 그날,

스포츠 모드와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서스펜션 감쇠력을 환경에 따라 자동조정)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을 만큼의 속도를 낼 수 있었다면 주요 옵션의 부재와 뒷좌석 협소 등의 단점을 감안하더라도 계약했을지도 모릅니다.

언제라도 달릴 준비가 되어 있는 고성능 미국 스포츠카를 5천만 원 중반 가격에 소유할 수는 있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시승차를 기약하면서 귀가하였습니다.

폭스바겐 티구안

두 번째 시승차는 베스트셀러 모델 중에 하나인 폭스바겐 티구안(Tiguan) 2.0 TDI Prestige 4 Motion이었습니다.

1,968cc 직분사 터보 디젤엔진과 7단 DSG 듀얼 클러치 변속기, 150 마력에 36.7 토크로 4륜 구동이었으나 파워는 경쟁 차량들에 비해 다소 낮아서 제로백도 9.4초 수준입니다.

시승차는 나이트 쉐이드 블루였는데 좀 튀어 보일 수 있는 컬러로 생각되었으나 실제로 보니 새로워진 외부 디자인과 매우 잘 어울리고 세련되었습니다.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프리스티지 4 모션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프리스티지 4 모션

실내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무난하였고 통풍시트를 제외한 LED 매트릭스 헤드라이트, 헤드업 디스플레이(컴 바이너 타입), 360도 뷰카메라, 어댑티브 크루즈, 차선 유지, 내리막길 속도제한, 휴대폰 무선충천과 연결 인터페이스, 디지털 콕핏, 파노라마 선루프, 전방 추돌 경고 등의 안전장치를 포함한 거의 풀 옵션이었습니다.

또한 폭스바겐 그룹 내의 상위 모델인 아우디 Q3와 바디 등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어 기본 성능과 품질이 이미 베스트셀러로서 입증된 모델이라는 것도 큰 장점 중에 하나입니다.

시승 소감은 독일차답게 탄탄한 주행 질감을 느낄 수 있었으나 의외로 과속방지턱은 부드럽게 넘어갔습니다. 기본 파워가 약하다 보니 정지 상태에서의 가속은 매우 느렸으나 이후 80km/h 이상까지는 주저함 없이 잘 나갔습니다.

4천만 원 후반대의 가격으로 핵심 옵션이 모두 포함된 4륜 구동 독일 SUV를, 그것도 아우디 Q3와 동급의 안전과 성능이 입증된 모델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달리기 성능을 중요시하고 디젤 엔진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 않은 저로서는 발걸음을 되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본기에 충실한 차량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충분히 의미가 있는 모델이라는 생각입니다.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프로

세 번째 시승차는 안전의 대명사 볼보사의 V60 크로스컨트리 프로였습니다.

4륜 구동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로 1,969cc 가솔린 터보 엔진의 250 마력, 35.7 토크에 전기모터의 10kW, 4.1 토크가 더해져서 6.9 초의 제로백 성능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크로스컨트리 외부 디자인은 독특하지만 의외로 볼륨감이 있어 매력이 있었습니다.

실내는 대시보드 센터 디자인이 약간 올드해 보이는 것 이외에는 매우 고급스럽고 온화하게 느껴졌으며 바우어스 앤 윌킨스사운드 시스템의고품질 오디오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크로스컨트리 프로는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는 안전옵션과 더불어 통풍시트, 공기청정 시스템을 포함한 거의 모든 핵심 옵션들이 포함되어 있어 차량 가격 ~6천만 원이 그렇게 높게 생각되지는 않았습니다.

  • 안전/드라이브/파킹 어시스턴스 옵션들
  • LED 헤드라이트, 자동 하이빔
  • 헤드업 디스플레이, 360도 카메라 등

문제는 출고 대기 기간이 무려 1년 가까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고민하기로 하고 일단 크리스털 화이트 펄 컬러의 차량을 시승하였습니다.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프로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프로

주행 질감은 탄탄함을 넘어 과속 방지턱을 지날 때는 오히려 약간의 충격이 느껴졌으며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로 10kW의 전기모터가 동력에 가세함에도 초반 가속이 부드럽지 못하고 거칠었으나 파워는 충분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80km/h 이하의 속도에서 전반적으로 엔진 소음이 다소 크게 들렸고 교통이 혼잡하여 그 이상의 속도는 내지 못했으나 고속에서의 소음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이해하기 힘든 긴 출고 대기 기간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파워트레인, 소음 등의 단점이 부각되면서 안전하고 고급스러운 실내와 하이파이 사운드를 보유한 스웨덴 크로스컨트리 차량 V60을 선택하기는 어려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