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륜 구동차와 후륜 구동차의 기술적 차이 - 코너링, 무게배분, 미끄러운노면

프롤로그

이전 글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순수 회전하는 바퀴보다 노면 바닥을 치고 나가는 구동 바퀴의 마찰계수가 작아지면서 마찰력이 상대적으로 저하된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전륜구동차와 후륜구동차의 코너링 특성을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전륜구동차의 코너링

이와 같은 이유로 전륜 구동 자동차는 상대적으로 앞바퀴의 노면 마찰력이 떨어지므로 빠른 코너링 시 원심력을 이기기 못하고 차량 전방이 원궤도 바깥쪽으로 밀리면서 본래의 조향각보다 작게 회전하는 언더 스티어링이 발생하게 됩니다.

전륜구동으로 인해 앞바퀴의 마찰력이 원심력보다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전륜구동으로 인해 앞바퀴의 마찰력이 원심력보다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이 경우 원심력은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추가적인 핸들링 없이 속도만 바로 줄여도 이탈하지 않고 코너를 돌아나갈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양산차가 전륜 구동을 적용하고 언더 스티어링이 되도록 세팅하는 이유입니다.

낮은 부품 원가 이외에도 다른 이유들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명 칼 같은 코너링, 스릴 있고 재미있는 코너링은 언더 스티어링 조건 하에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후륜구동차의 코너링

후륜 구동 자동차는 뒷바퀴가 구동되면서 상대적으로 노면과의 마찰력이 떨어지므로 빠른 코너링 시 원심력을 이기기 못하고 바깥쪽으로 밀리는데 이때 반작용으로 인해 차량 전방 쪽이 원궤도 안쪽으로 힘을 받게 되어 본래 앞바퀴의 조향각보다 더 크게 회전하는 오버 스티어링이 발생하게 됩니다.

후륜구동으로 인해 뒤바퀴의 마찰력이 원심력보다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후륜구동으로 인해 뒤바퀴의 마찰력이 원심력보다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이때에는 차량이 코너 안쪽으로 상당히 돌아간 상태이기 때문에 단순히 속도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반대쪽으로 카운터 스티어링을 해주어야 합니다. 이것을 확장, 반복하면 자동차 드리프트가 되는 것입니다.

앞바퀴는 고유 기능인 조향에 집중하도록 하면서 추진력은 후륜 구동으로 얻는 방식이 운전의 재미를 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으며 일부 제조사는 약간의 오버 스티어링으로 차량을 세팅하기도 합니다.

차량 무게 배분

이제 무게 배분을 얘기해보겠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차량은 4바퀴에 동일하게 무게를 배분하는 것입니다. 좌우 균등 배분은 설계 최적화로 가능하지만 앞뒤 배분은 전륜 구동차의 경우 엔진과 변속기가 위치한 앞쪽이 무거울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이 있습니다.

후륜 구동차는 차동기어, 프로펠러 샤프트 등의 후륜 구동을 위한 무거운 부품들이 뒤쪽에 배치되면서 이러한 문제가 어느 정도 완화됩니다.

무게 배분이 앞뒤까지 동일하면 앞뒤 바퀴의 노면과의 마찰력 즉 접지력도 동일하고 차체 중심과 무게중심의 일치로 주행 자세를 방해하는 바람, 미끄러짐 등에 대한 균형유지 즉 자세유지가 훨씬 용이하게 됩니다.

따라서 급가속, 급제동, 고속주행 안정성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됩니다.

미끄러운 노면에서의 주행 특성

노면과 타이어의 마찰력이 거의 없는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후륜 구동차의 주행 안정성이 더 떨어지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구동 후륜 축 기준으로 그 앞쪽에 무게중심과 대부분의 차체가 위치하므로 진행 방향에 수직으로 가해지는 작은 힘들이 지렛대의 원리에 의해 증폭되고 이것이 다시 추진력에 의해 진행 방향이 더욱 크게 틀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마치 수레를 뒤에서 밀 때 조정하기 더 힘든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후륜구동차는 미끄러운 노면 주행시 뒤쪽에서의 추진력이 진행방향 변동을 더욱 크게 증폭시킨다
후륜구동차는 미끄러운 노면 주행시 뒤쪽에서의 추진력이 진행방향 변동을 더욱 크게 증폭시킨다

반면 전륜 구동차는 구동 전륜 축 기준으로 무게 중심과 차제가 뒤쪽에 있어 진행 시에 발생하는 좌우 변동 요인에 의한 지렛대 효과가 거의 없으며 있다 하더라도 앞쪽에서 당기는 추진력의 반작용에 의해 그 크기 감소되므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마치 수레를 앞에서 끌면 조정하기 쉬운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전륜구동차는 미끄러운 노면 주행시 앞쪽에서의 당기는 힘의 반동으로 진행방향 변화를 감소 시킨다
전륜구동차는 미끄러운 노면 주행시 앞쪽에서의 당기는 힘의 반동으로 진행방향 변화를 감소 시킨다

에필로그

결론입니다. 코너링은 전륜 구동차가 언더스티어링, 후륜구동차가 오버스티어링 특성을 갖는데 이것은 구조적 차이에서 오는 역학적 특징입니다.

운전의 재미는 코너링 특성을 포함하여 앞바퀴가 조향에 집중하도록 하는 후륜 구동차에서 더 있을 수밖에 없으며 스포츠카에 후륜이 많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승차감은 전후륜 구동방식과는 무관하고 서스펜션이나 진동 차단 등 다른 기능의 문제로 생각됩니다.

앞뒤 무게 배분이 좀 더 좋은 후륜 구동 자동차가 일반도로 주행 안정성은 좋으나 빙판길, 눈길에서와 같이 마찰력이 적은 미끄러운 노면에서는 앞쪽에서 당기는 효과로 인해 전륜 구동차가 더 안정적입니다.

연비는 엔진에서 구동바퀴까지의 동력 전달 경로가 짧은 전륜 구동이 구조적으로는 유리하나 다른 첨단 옵션 기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