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 슬기로운 자충수

프롤로그

바둑에 자충수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심해서 바둑을 둔 곳이 오히려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에 쓰는 말인데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유사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 번 글에서는 자충수를 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소개합니다.

자충수 유머 1 

어느 마을에 이상하면서도 독특하지만 나름 전통이 있고 큰 의미를 선사하는 술집이 있었습니다.

그 술집은 내리사랑의 반대 개념으로 본인이 마신 술 값을 본인의 아들도 아닌 손자에게 외상으로 달아 놓을 수 있도록 하는 특이한 결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평생을 그 마을에 살았던 한 노인은 죽기 전에 한 번은 반드시 저 술집에 가서 마음껏 마시고 자신의 손자에게 비용을 내도록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사망한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노인은 울적한 마음을 달래려고 그 술집으로 향하였습니다.

죽은 친구를 생각하며 인생을 돌아보며 엄청난 양의 술과 음식을 먹었습니다.

술 값은 손자에게 달아 놓으면 된다고 생각하니 고급술과 비싼 안주도 망설임 없이 주문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얼큰하게 취기가 오른 노인은 이제 집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계산대로 향하였습니다.

노인: "내가 마신 술 값은 내 손자에게 달아놓으시오. 그럼 잘 마셨소. 수고하시오" 이렇게 말하고 술 집 밖을 나서려는 노인을 술집 주인이 잡아 세우며 말하였습니다.

주인: "어르신 300달러를 내서야 합니다." 노인이 주인을 말을 듣고 눈을 크게 뜨면서 말합니다.

노인: "무슨 얘기요? 내 손자에게 술 값을 달아 놓으라니까..."

주인: "아네, 어르신이 드신 술 값 200달러는 손자분께 달아 놓았습니다. 그런데 어르신의 할아버지께서 이전에 드시고 달아 놓으신 술값이 300달러입니다."

자충수 유머 2

순수하고 젊은 한 청년이 여자 친구 부모로부터 저녁 식사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바로 전 구입한 꽃 한 다발과 선물을 양손에 든 청년은 정류장에 마중 나온 여자 친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도 처음 부모님을 대면하는 것이라 계속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자 친구는 정말 뜻밖의 얘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자: "오늘 부모님이 친구분들과 해외여행을 가시기로 되어 있으셔서 저녁 식사만 하고 바로 나가실 거야. 오늘 밤 우리 집에서 오빠와 함께 보낼 수 있게 되었어! 그래서 아빠는 일 마무리하시고 조금 늦게 집에 오실 거야"

청년은 하늘을 날듯이 흥분되고 기쁘기도 했지만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두렵기도 했습니다. 어느새 그녀의 집 앞에 도착하자 청년은 뭐 좀 더 사 오겠다고 하면서 그녀를 들여보내고 혼자서 약국으로 달려갔습니다.

약국으로 들어간 젊은 청년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상태에서 다짜고짜 피임약을 달라고 하였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한 약사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순수하고 젊은 그 청년은 자초지종을 모두 약사에게 이야기하였습니다. 테크닉은커녕 관련 경험이 전혀 없어 하늘이 내려준 첫 기회를 망칠 것 같다는 얘기까지 포함해서 말입니다.

약사는 젊은 청년의 순수함에 미소를 지으면서도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 오늘 밤에 있을 행사의 첫 단계부터 마지막 단계까지 유경험자로서 해줄 수 있는 모든 이야기들을 친절하고 또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젊은 청년은 약사의 말에 어느 정도 용기를 얻고 그녀의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약국 가서 약사에게 모두 털어놓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그리고 약사가 해준 설명들을 머릿속으로 계속 되새기면서 말입니다.

일을 마치고 여자 친구의 아빠가 귀가하면서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그녀의 아빠는 화장실로 향하였고 나머지 사람들은 바로 식탁에 앉았습니다.

그녀의 아빠가 식탁에 앉으면서 식사 기도가 시작되었고 간단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런네 그 젊은 청년이 계속 기도를 하는지 고개를 깊이 숙이고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한 그녀가 젊은 청년의 어깨를 툭 치자 청년은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이렇게 속삭이는 것이었습니다.

"너희 아빠가 집 근처에서 약국 한다고 왜 얘기 안 했니?"

이 전에 업로드했던 글도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