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벌로마(施罰勞馬)
고대 중국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한 나그네가 밭에서 열심히 일하는 말에게 끊임없이 가혹한 채찍질을 가하는 농부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나그네는 농부에게 걸어가서 다그치듯 물었습니다.
나그네 : "열심히 일하고 있는 말에게 왜 자꾸만 채찍질을 하는가?"
그러자 농부는 당당하게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농부 : "말과 같은 짐승들은 혹독하게 다루어야 한 눈을 팔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의외로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하는 농부를 보며 더 이상 말하지는 않았지만 무더운 날씨에 힘들게 일하면서도 채찍질을 당하는 말을 불쌍한 표정으로 다시 쳐다보며 이렇게 탄식하듯이 말하였습니다.
나그네 : "시벌로마(施罰勞馬)! 열심히 일하는 말에게 벌을 주다니!"
이로부터 시벌로마(施罰勞馬)는 자신보다 낮은 위치에 있거나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뜻으로 사용되었으며 그 의미를 조금 더 강조하기 위해 된 발음으로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조온마난색기(趙溫馬亂色氣)
옛날 중국에 조(趙) 씨 성을 가진 사람이 만삭의 부인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난 부인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부인 : "여보, 어젯밤 꿈에 말 한 마리가 온천으로 들어가더니 목욕을 하는 꿈을 꾸었는데 아무래도 태몽 같아요! 말처럼 활달하고 힘이 센 아들을 낳으면 좋겠어요!"
조 씨는 매우 기뻐하여 아들을 낳을 것을 확신하고 미리 이름을 지어두기로 하였습니다.
예상대로 아들이 태어났고 세월은 흘러 어느덧 온마는 건장한 청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조 씨 부부의 기대와는 다르게 온마는 마을의 아녀자들을 농락하는 희대의 난봉꾼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말이 온천에 들어가는 태몽을 꾸었으니 결국 온마(溫馬)라고 하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미움을 사게된 온마는 지속적인 나쁜 행실로 관아에 고발되었고 결국 포박되어 고을 수령에게 끌려가게 되었습니다. 수령은 호통을 치며 온마를 꾸짖었습니다.
수령 : "조온마는 여색을 밝히는 색기로 마을을 어지럽혔다! 조온마난색기(趙溫馬亂色氣)!"
이때부터 사생활이 복잡하거나 경거망동을 하는 사람들을 빗대어 조온마난색기(趙溫馬亂色氣)로 부르며 그들의 행실을 비난하게 되었으며 지금도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족가지마(足家之馬)
아주 먼 옛날 중국에 한 마을이 있었는데 대대로 기골이 장대하고 발이 크며 달리기에 능한 족(足) 씨 가문이 권문세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잦은 화적 때의 약탈과 공격으로 마을 주민들의 불만과 원성이 높아지자 족 씨 가문은 대책 회의를 하였고 기마부대를 창설하여 조금 더 이동이 민첩한 병력을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기마부대를 관장할 족씨 집안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큰 체구로 인해 말을 타거나 다루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족씨 가문의 장손은 말을 서툴게 다루면서도 전속력으로 질주하다가 그만 말에서 떨어져 크게 다치게 되었고 결국 며칠을 앓다가 죽고 말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화적 때가 다시 침입하였고 족씨 가문의 장손이 새로 창설된 기마부대에 선봉에서 말을 타고 전장으로 달려 나갔습니다.
안타까운 장손의 죽음에 족 씨 가문 사람들은 본인들의 신체에 적합하지 않은 기마부대 창설을 깊이 후회하였고 족가지마(足家之馬, 족 씨 집안의 말)를 외치며 크게 슬퍼하였습니다.
이때부터 분수에 맞지 않는 행동이나 상황에 크게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나무랄 때에 족가지마(足家之馬)라고 말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