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일 3일 동안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프롤로그

어릴 적에 뇌척수막염을 심하게 앓아 시각과 청각을 영원히 잃어 장애인이 되었으나 설리반 선생님과의 운명적 만남과 소통을 계기로 끊임없는 노력과 학습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 오히려 일반인보다 더 미국에서 유명한 작가이자 사회 복지 사업가로 성장했던 헬렌 켈러 여사를 여러분도 잘 아실 겁니다.

세계 최초로 대학교육을 받은 시각, 청각 장애인이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습니다.

장애인들을 위한 교육, 사회복지시설의 개선을 위해 앞장섰고, 여성, 노동자 등 소외된 사람들의 인권을 위한 사회운동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중증 장애를 극복하고 위인에 대열에 합류한 이러한 그녀도 보고 싶고 듣고 싶어 하는 기본적인 오감에 대한 열망과 그에 연민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3일 동안 볼 수 있다면...

'3 일 동안만 볼 수 있다면'이란 수필을 쓰면서 이러한 얘기를 하였습니다.

내가 만일단 3일만 볼 수 있다면첫날에는 친절과 우정으로 저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준 사람들을 보고 싶습니다.손으로 만져보는 것이 아니라 그 친구들의 내면을 깊이 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친구들을 모두 보고 싶습니다. 오후에는 숲 속을 산책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몸과 마음을 담그고 싶습니다. 고맙다는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둘째 날에는 새벽에 일어나 밤이 낮으로 바뀌는 가슴 떨리는 기적을 보고 싶습니다.

저는 예술을 통해 사람들의 영혼을 탐험하고 싶습니다. 그날 저녁 영화나 연극을 보며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나의 촉각으로는 결코 알아차리지 못했던 그것들의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난 후 박물관에 가서 손끝으로만 보던 조각품들을 보면서 나의 과거와 현재를 보고 싶습니다.

셋째 날에는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는 평범한 거리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도시 이곳저곳에서 행복과 불행을 동시에 바라보며 그들이 어떻게 일하고 사는지를 보고 싶습니다. 저녁에는 다시 한번 극장 홀에 가서 인간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희극이 함축하는 의미를 감상하고 싶습니다.

거기서 오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의 일상을 이해해 보고 싶습니다.

문화생활의 소중함

내가 그럭저럭 보낸 오늘이 어제 죽은 자 들이 그렇게 소망했던 그들의 내일이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바라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일면식도 없는 모르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삶을 상상해보고 매일 같이 반복되는 평범한 밤낮의 변화를 직접 보는 것이 헬렌 켈러 여사의 간절한 소원이었다니 숙연해지기까지 합니다.

무엇보다도 단 3일을 볼 수 있는데 그중에 2일을 영화와 연극을 보고 싶다는 헬렌 켈러 여사의 말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코로나 핑계로 연극은커녕 극장에서 영화 본지가 언제인지 생각나지 않는 저 자신이 매우 부끄러웠습니다.

언제나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일인지를 잊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 번주는 영화나 연극 하나를 선정해서 가족과 함께 꼭 보러 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