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비밀검사, 암행어사 박문수

프롤로그

조선 영조의 핵심 관료였던 박문수는 일반인인 우리들에게는 암행어사 박문수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저 또한 어린 시절에는 책, 만화, 인형극 그리고 성장해서는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백성을 괴롭히는 탐관오리들은 내사하고 꾀를 내어 파직과 함께 벌을 주고 죄 없는 서민들은 합법적으로 풀어주는 의식 있는 양반(?)으로 기억하도록 세뇌받았었습니다.

암행어사 박문수와 구전설화

그런데 실제 역사에 의하면 박문수가 암행어사가 된 적이 없으며 공개 어사로 두 번 정도 파견된 기록만 있다고 합니다.

또한 문과에 장원급제를 한,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었으나 실제로는 턱걸이 보다 조금 나은 수준으로 합격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암행어사 박문수는 당시 백성들이 염원하던 희망사항들이 녹아들어 간 구전설화이라는 것입니다.

탐욕과 비리의 온상이었던 각 지방의 정재계 인물들 즉 지방 관리와 유지 그리고 부자들에 대한 극적이고 통쾌한 복수와 백성을 제일 먼저 생각하고 돕는 이상적인 관리를 기대하는 민초들의 마음들이 압축되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전설화 내용 자체도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내용과 다른 부분들이 있습니다.

백성들의 편에서 백성들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한 것은 맞으나 폭력에 굴하거나 휘둘리기도 하고 동네 어린아이에게 아이디어를 제공받을 만큼 조금은 비굴하고 똑똑하지 못한 사람으로 기술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사 박문수
어사 박문수

이것은 당시 민초들이 양반이나 관리들을 존경하지 않았고 오히려 구전설화를 통하여 그들을 비웃고 희화한 것이며 탐관오리들을 벌하는 것조차도 관리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고 백성들의 아이디어와 협력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가 포함된 것입니다.

또한 오늘날의 행정고시인 문과를 턱걸이 수준으로 합격한 박문수를 장원급제로 과대 포장한 부분은 예나 지금이나 그놈의 '공부 잘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특성이 구전설화에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시사점

현대의 우리 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저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우리보다 '공부 잘하는' 똑똑한 사람이 리더가 되어 정의롭고, 슬기롭고 현명하게 이끌어 가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국가이든 지방 자치단체이든 기업이든 말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독단적이고 배타적으로 혼자 결정하지 말고 대다수 국민들의 의견을 귀 기울여 경청하고 타당한 사항들은 반영하기를 원합니다.

조선 영조, 박문수가 살았던 그 시절이나 집권당과 대통령 그리고 많은 자치단체장들이 바뀐 현시점이나 민심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잘 지켜봐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