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
이른 아침에 부대장이 부하 장교 몇 명과 그의 집무실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손에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커피가 한 잔씩이 들려져 있었는데 마침 집무실은 자대 배치를 받은 지 얼마 안 되는 새파란 이등병이 걸레를 사용하여 이곳저곳을 열심히 청소하고 있었습니다.
부대장과 장교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으려고 보니 테이블에 어제 먹다 남은 커피 한잔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습니다.
부대장은 살짝 찌푸린 얼굴로 바로 커피잔을 집어서 열심히 걸레질하고 있는 이등병에게 건네주었습니다. 그런데 커피잔을 건네받은 이등병이 갑자기 걸레질을 멈추고 부대장 옆 의자에 다소곳이 앉는 것이었습니다.
어안이 벙벙해진 부대장에게 이등병이 말합니다.
"부대장님, 제가 자대 배치받은 후 이런 대우를 받아보긴 처음이라 큰 감동이 밀려옵니다."
승진 효과
얼마전 군대에 입대한 친구 녀석에게서 바로 전날 이병에서 일병으로 승진했다고 자랑스럽게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대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축하도 하면서 약간 놀리고 싶기도 하여 답장을 보냈습니다.
'친구야, 승진 축하해! 이젠 군생활 쫘악 피겠네. 좋겠어....!'
그 후 며칠도 안지나 바로 일병 친구로부터 편지가 도착하였습니다.
'쫘악 펴지기는... 대단한 것은 아니야. 단지 이제부터는 큰 쓰레기통 비우러 나갈 때 덜 더러운 손잡이를 선택해서 잡을 수 있는 권한이 생긴 거지'
밀봉 효과
모든 육군 병사들이 사격 훈련 후 탄피를 정확하게 회수하듯이 해군의 잠수함 수병들도 수중 어뢰 발사 훈련 후 연습용 어뢰를 반드시 찾아 회수해야 한다고 합니다.
잘 조준해서 목표물을 맞추면 그나마 찾기가 쉽지만 빗나가면 찾기가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
해군 함대 소속의 어느 한 잠수함은 훈련만 하면 연습용 수중 어뢰를 지속적으로 가장 많이 잃어버려 문제가 되고 또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에 화가 난 잠수함의 함장은 특단의 조지를 내렸고 그 이후의 어뢰 발사 훈련에서는 연습용 어뢰를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회수하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발사한 어뢰의 목표물 명중률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고 맞히지 못해 멀리 사라진 연습용 어뢰도 모두 끝까지 찾아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갑자기 좋아진 어뢰 회수율에 대해 궁금해하는 다른 잠수함 함장이 비법을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별거 아니야. 하도 화가 나서 잠수함 전체 수병과 장교들의 외출 상륙증을 모두 거둔 뒤 임의로 나누어서 연습용 어뢰에 밀봉해 버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