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같은 삶, 죄와 벌의 도스토옙스키

여름의 인상을 둘러싼 겨울의 수상, 죄와 벌, 카라마조프의 형제 등 근대소설의 또 다른 방향성을 제시하여 높이 평가받는 도스토옙스키(1821년~1881년, Fyodor Mikhailovich Dostoevskii)는 톨스토이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대문호입니다.

하지만 그 자신도 본인의 작품 속 주인공들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습니다.

17세 때 페테르부르크의 육군 중앙 공병학교에 입학하여 서구문학을 접할 수 있었으며 졸업 후 공병단에 잠시 근무하였으나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퇴역하고 첫 작품인 '가난한 사람들'로 호평 속에 등단합니다.

이후 몇 작품을 더 썼으나 큰 주목을 받지 못하였으며 유토피아 사회주의자의 집단에 가입하여 활동하기 시작하였습니다.

1849년 4월, 러시아 정교회와 정부를 비판한 개혁 사상가들과 함께 체포되었고 총살형까지 선고되었는데 형 집행 바로 직전에 황제의 칙령으로 사형을 극적으로 면하고 징역형으로로 감형되어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한 편의 영화 같은 이러한 충격적인 경험과 정서적 자극들로부터 도스토옙스키는 이후의 많은 작품 활동에 큰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특히 시베리아 교도소에서의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독은 성서를 집중적으로 읽으면서 신과 인간에 대한 명상과 사색의 기회를 주었습니다.

조금씩 병들어 가는 19세기의 러시아의 모순과 그 속에서 고뇌하고 굴욕 당하는 인간상들을 그려낸 도스토옙스키는 자신의 모습을 작품에 투영하기도 하였는데 실제로 도박의 늪에 깊이 빠져서 빚쟁이들에게 쫓겨 다니는 방랑생활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도박에 대한 경험은 작품 '도박자'의 소재로도 활용되었고 이 때문에 아내 안나도 만나게 되었습니다.

안나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의 안정을 찾은 도스토옙스키는 1881년 폐기종으로 사망하기까지 다양한 작품 활동하였으며 20세기 전 세계 수많은 작가들에게 큰 사상적 영향을 주었습니다.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공통점인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모두 다 그렇듯이 드라마틱하고 정말 소설 같은 삶 속에서, 때로는 고뇌와 고통 속에서 걸작품에 대한 큰 영감을 얻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마치 몸속에 들어온 날카로운 불순물의 고통을 오랜 세월을 인내하고 또 저항하면서 휘황찬란한 진주를 만들어 내는 조개처럼 말입니다.

도스토옙스키의 최고 명작 중에 하나인 죄와 벌에 대한 내용을 요약 공유합니다.

빈곤에 허덕이던 23살의 대학생 라스콜리니코프는 가난과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극단적인 생각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인간은 단순히 비범인과 범인으로 나뉜다는 것! 그리고 살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는 고리대금업자 노파를 죽이고 빼앗은 돈으로 선행을 실천하는 새로운 삶을 계획합니다. 하지만 도끼로 노파를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한 노파의 누이동생까지 살해하고 맙니다. 이후 라스콜리니코프는 매일 공포에 떨고 악몽에 시달리는데 판사 포르필리가 라스콜리니코프가 쓴 범죄론을 읽고 직감적으로 그를 살인범으로 단정하여 심리적으로 조여갑니다. 전직 관리인 마르멜라도프의 죽음으로 그의 딸 소냐와 가까워지지만 그녀는 돈을 벌기 위해 거리의 여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성서를 읽어주고 마음의 평안을 주게 되면서 라스콜리니코프는 모든 것을 고백하고 소냐의 권유대로 자수하여 8년형을 선고받습니다. 소냐에게서 끝없는 참사랑을 발견한 그는 무서운 허무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