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중에 하나가 바로 운방산림입니다. 이 번 글에서는 역사가 있는 아름다운 명승지 운방산림을 방문했던 후기를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운방산림의 위치
전라남도 진도군 의신면에 있는 운방산림은 조선말기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이 조성하고 거처하면서 창작 활동을 했던 곳입니다.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첨찰산과 덕신산 그리고 운방산림욕장 중간에 위치하여 쏠비치 진도에서는 13km 정도 떨어져 있어 자동차로 이동하면 20분 내외의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운방산림의 역사
운방산림은 추사 김정희에게 서화를 배워 남종화의 대가가 된 소치 허련이 예술 활동을 하면서 거처했던 곳으로 기와집 본채와 초가집으로 만들어진 사랑채, 연못 등으로 구성된 명승지입니다.
김정호가 세상을 떠나자 진도로 귀향한 소치 허련은 큰 정원을 다듬고 아름다운 꽃과 희귀한 나무를 심어 마치 신선들이 사는 곳처럼 운림산방을 꾸민 후에 창작활동을 하면서 여생을 보냈습니다.
특히 운림각이라고도 불렸던 운림산방은 주변을 둘러싼 첨찰산, 덕신산이 있어 아침저녁으로 피어오르는 안개가 구름 숲을 이루었다고 하여 운림산방(雲林山房)이라고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진도읍 쌍정리에서 태어난 소치 허련은 시와 서화에 뛰어나 해남 대흥사의 초의선사의 가르침을 받다가 추천을 받아 상경하여 추사 김정희에게서 본격적인 서화 수업을 받았습니다.
소치라는 호도 추사 김정호가 원나라의 4대 화가 중 한 명에 빗대어 지어준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헌종이 그의 예술적 재능을 매우 총애하여 왕만 사용할 수 있는 벼루에 먹을 찍어 바로 왕 앞에서 그림을 그릴 정도였으며 왕실이 소장한 그림들을 평가하기도 하였습니다.
운림산방 풍경
운림산방의 시그니처 장소라고도 볼 수 있는 연못은 중앙에 위치한 배롱나무의 백일홍이 푸른 수풀과 하늘 그리고 연못에 포인트를 주는 듯한 모습으로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배롱나무가 심어진 가운데 작은 섬은 신선이 살았다는 전설의 산인 봉래산을 형상화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실제보다 감흥이 덜하지만 아래 이미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첫 번째 사진의 배롱나무 왼쪽에 보이는 기와집이 본채입니다.
운림산방의 연못 |
운림산방의 본채는 세월의 흔적으로 다소 낡아 보이기는 하지만 기세 좋은 양반의 대저택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기품이 있었습니다.
여러 채의 초가집들과 부엌, 창고, 공부방들이 사각형으로 연결된 사랑채는 꽤 큰 규모였고 서민의 삶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재능을 인정 받은 소치 허련의 그 당시 권세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 이미지에서 보이는 다소 현대적인 기와집은 기념관 및 전시관으로 소치와 후손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시관과 초가집 사랑채 |
전시된 소치 허련의 유작들과 후손들의 작품 수도 매우 많아서 웬만한 박물관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 큰 규모였습니다. 그중에 대형 병풍 8개의 각 면에 산수화를 그린 산수팔곡병 이미지를 공유합니다.
산수팔곡병 |
후기 결론
성인 기준 2000원이라 요즘 물가로 생각하면 결코 비싸지 않은 입장료이지만 입구에서 출입 통제도 강력하게 하지 않아 끝날 무렵에는 산책 삼아 그냥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예능인들이 상대적으로 천대 받던 유교 중심의 과거 조선에서도 추사 김정호의 사사를 받고 헌종의 총애를 받았던 소치 허련의 예술적 재능 만큼이나 정말 아름답고 운치 있는 곳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너무 좋은 볼거리에만 집중하게 되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와 천재 예술가의 역사가 담겨있는 명승지를 방문하니 나름 큰 의미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걸어서 약 1시간 정도 걸리는 관람 코스는 아담하지만 예술가의 정취가 한껏 느껴지는 풍경과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출구에 도착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