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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학아세(曲學阿世): 세상에 아첨하는 학문, 그 유래와 교훈

by 정도팁 2025. 4. 13.

언제부터인가 학문을 하는 사람들 조차 정치나 권력에 휘둘리는 안타까운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러한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고사성어 곡학아세에 대한 유래와 교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曲學阿世 (곡학아세)의 뜻

  • 曲(굽힐 곡) : 바르지 않고 굽히다
  • 學(배울 학) : 학문
  • 阿(아첨할 아) : 아첨하다, 비위를 맞추다
  • 世(세상 세) : 세상, 시대

한자 의미 그대로를 풀어서 직역하면 '학문을 굽혀 세상에 아첨하다'라는 뜻입니다. 학문을 탐구하고 진리를 추구해야 하는 학자들이 그 시대의 권력이나 인기에 맞춰 상황을 왜곡하고 변질시키는 것을 비판하는 의미인 것입니다.

曲學阿世 (곡학아세)의 유래

이 고사성어는 사기(史記) 유림열전(儒林列傳)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한나라 경제(景帝) 때 원고생(轅固生)이라는 학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시경(詩經)에 깊이 통달했고 올곧은 성품으로 이름이 높아 왕자의 스승으로 모셔질 정도로 인정받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벼슬길에서 물러났습니다.

시간이 흘러 무제(武帝)가 즉위하자 원고생은 다시 조정의 부름을 받았지만 모든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무제는 유교를 숭상하면서도 학문을 정치에 이용하고자 했으며 주변의 학자들과 관료들은 권력자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학문을 왜곡하였습니다.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에서 원고생은 자신을 비판하던 아첨꾼과 학자들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학문은 진리를 구하는 것이지, 세상 권력에 아부하려고 배우는 것이 아니다!"

그가 한 이 말이 바로 '곡학아세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였고 이때부터 곡학아세라는 말이 전해 오는 것입니다.

曲學阿世 (곡학아세)의 교훈

오늘날에도 학문을 그 목적에 따라 마구 변형하는 곡학아세의 사례는 너무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정 기업이나 정부 조직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주기 위해 과학적 사실이나 분석 데이터를 왜곡하는 일, 여론 조사 결과를 조작하거나 과대/과소 평가하여 본질을 흐리는 일 등 수없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첨단 AI 기술을 교묘하게 이용한 딥페이크(Deep Fake)까지 범람하여 사실을 왜곡하고 변형하는 범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존재는 결코 생존할 수 없듯이 이미 '참'이라고 입증되고 합의된 진리조차 개인적으로 뒤집고 왜곡하는 정치인이나 법조인 그리고 학계의 아첨꾼들은 잠시 부와 권력을 차지할 수 있겠으나 결국은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자신이 믿는 진리를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국내외 위인들의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그리운 시절입니다. 어떠한 유혹이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진리만을 추구하고 표현하는 양심 있는 학자들이 우리나라에 좀 더 많아지길 희망합니다.